연말정산은 1월에 회사에 서류를 내는 절차가 아니라, 사실상 1월부터 12월까지의 소비와 저축이 환급액을 결정하는 연간 프로젝트입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 신고자 약 2,053만 명 가운데 약 398만 명(19.4%)이 오히려 세금을 더 토해냈습니다. 직장인 5명 중 1명이 '13월의 월급'은커녕 추가 납부 통보를 받은 셈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남은 기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연봉에서도 결과가 갈린다는 뜻입니다.
연말정산 미리보기로 내 위치부터 확인하기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는 1월부터 9월까지의 신용·체크카드 사용액과 전년도 연말정산 신고 내역을 토대로 예상 세액을 계산해 줍니다. 홈택스 로그인 후 '연말정산 미리보기' 메뉴에 들어가면 예상 절감 세액과 함께 항목별 '절세 TIP'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3분기까지의 실제 데이터가 반영되므로, 남은 기간의 지출 계획을 조정하는 기준점으로 쓰기에 적합합니다.
미리보기에서 우선 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겼는지, 그리고 결정세액이 0원인지 여부입니다. 이 두 가지에 따라 남은 기간에 써야 할 카드와 저축해야 할 계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신용카드 등 사용액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금액부터 시작
- 총급여 4,000만 원이면 1,000만 원 초과분부터 공제 대상
- 25% 구간까지는 신용카드, 초과분부터는 체크카드·현금영수증이 유리
- 공제율은 신용카드 15%, 체크카드·선불카드·현금영수증 30%
- 대중교통·전통시장 사용분은 40%의 높은 공제율 적용
- 카드 소득공제 연간 한도는 총급여 구간에 따라 차등 적용
25% 기준선을 넘겼는지에 따라 카드를 바꿔야 합니다
연말정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놓치는 지점이 이 25% 기준선입니다. 아직 총급여의 25%를 채우지 못했다면 그 구간에서는 어떤 카드를 써도 소득공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때는 포인트·할인 혜택이 좋은 신용카드로 실적을 채우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이미 25%를 넘겼다면 그때부터가 진짜 절세 구간입니다. 같은 100만 원을 써도 신용카드는 15만 원,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은 30만 원이 공제 대상 금액이 됩니다. 지갑 속 카드 한 장을 바꾸는 것만으로 공제액이 두 배가 되는 구조입니다.

| 결제 수단 | 공제율 |
|---|---|
| 신용카드 | 15% |
| 체크카드·현금영수증 | 30% |
| 대중교통·전통시장 | 40% |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깎이는 지점이 다릅니다
두 용어를 섞어 쓰면 내가 무엇을 더 챙겨야 하는지 판단이 흐려집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에 소득 자체를 줄이는 단계이고, 세액공제는 산출된 세금에서 직접 빼주는 단계입니다. 연봉 5,000만 원에서 소득공제 1,000만 원을 받으면 4,000만 원에 대해서만 세율이 적용되고, 세액공제 30만 원을 받으면 결정된 세금에서 30만 원이 그대로 차감됩니다.
실전에서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소득공제로 과세표준을 낮춘 뒤, 남은 결정세액이 있을 때 세액공제 항목을 채워야 효과가 납니다. 미리보기에서 결정세액이 0원으로 나온다면 연금계좌 추가 납입은 환급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연금계좌 900만 원 한도, 결정세액이 남아 있을 때만 유효합니다
직장인이 활용할 수 있는 세액공제 가운데 금액이 가장 큰 항목입니다. 연금저축은 연간 최대 600만 원,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며, 두 계좌를 합산해 최대 900만 원까지만 적용됩니다. 2023년부터 연금저축과 IRP의 납입한도가 각각 200만 원씩 상향된 결과입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납입액의 16.5%가 세액공제되므로, 900만 원을 모두 채우면 최대 148만 5천 원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연금계좌 납입금은 만 55세 이후까지 해지가 어렵기 때문에, 여유 자금 범위 안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12월에 한꺼번에 납입해도 공제 혜택은 동일합니다.

| 구분 | 납입한도 |
|---|---|
| 연금저축 | 최대 600만 원 |
| IRP | 최대 900만 원 |
| 합산 공제 한도 | 최대 900만 원 |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은 전액 돌아옵니다
일반 기부금 공제율이 15~30%인 것과 달리, 고향사랑기부금은 10만 원까지 100% 세액공제가 적용됩니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10만 원 전액이 세액공제되고, 별도로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해당 지역 답례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만 원 초과분은 16.5%의 공제율이 적용되며, 특별재난지역에 기부할 경우 초과분 공제율이 33%로 상향됩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고향사랑기부제 플랫폼 '위기브'를 통하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로 기부할 수 있고, 연말정산 자료까지 자동 등록됩니다. 별도 공인인증서나 서류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료비 3% 문턱은 소득이 낮은 쪽으로 몰아야 넘습니다
의료비 세액공제는 지출액 전액이 아니라 총급여의 3%를 초과한 금액부터 적용됩니다. 공제율은 15%입니다. 이 3% 문턱 때문에 가족의 의료비가 여러 사람 카드에 흩어져 있으면 공제액이 0원이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가족 구성원의 의료비는 소득이 가장 낮은 사람의 카드로 모으는 편이 문턱을 넘기 쉽습니다. 본인·만 65세 이상 부모님·장애인을 위한 의료비와 난임시술비는 한도 없이 전액 공제 대상이므로, 이 항목에 해당한다면 지출 시점을 조정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라식·라섹, 치아 교정, 임플란트처럼 목돈이 드는 진료는 연말에 가족 전체 지출을 확인한 뒤 올해 결제할지 내년으로 넘길지 판단하는 편이 낫습니다.
월세와 청약저축, 주거 관련 공제는 금액이 큽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간 최대 750만 원의 월세액에 대해 15% 또는 17%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이거나 기준시가 4억 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며, 집주인 동의나 확정일자가 없어도 본인 명의 임대차계약서와 월세 이체 내역만 있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월세액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주택임차료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면 체크카드와 같은 30% 소득공제를 챙길 수 있습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24년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납입액 300만 원까지로 상향됐고, 공제율 40%를 적용하면 최대 120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합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입니다.
남은 기간에 실제로 해야 할 일
미리보기 결과를 확인했다면 순서대로 처리하면 됩니다.
- 홈택스에 로그인해 '연말정산 미리보기'에서 예상 세액과 절세 TIP을 확인합니다.
- 신용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 25%를 넘겼는지 확인하고, 초과 여부에 따라 주력 카드를 바꿉니다.
- 결정세액이 남아 있다면 연금저축·IRP 납입 여력을 점검합니다.
- 무주택 세대주라면 월세액 세액공제 대상 여부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여부를 확인합니다.
- 가족 의료비 지출 내역을 한 사람 명의로 모을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 활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Q. 연말정산 미리보기는 언제부터 쓸 수 있나요?
1월부터 9월까지의 카드 사용액과 전년도 신고 내역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10월 이후에 확인하면 남은 기간 조정에 바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결정세액이 0원이면 연금저축에 더 넣을 필요가 없나요?
세액공제는 내야 할 세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므로, 결정세액이 0원이면 추가 납입해도 환급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Q. 고향사랑기부금은 어디로 기부해야 하나요?
현재 거주하는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해야 하며, 행정안전부 지정 플랫폼인 '위기브'를 통해 간편결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체크카드로 바꾸면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총급여 25%를 초과한 구간에서 100만 원을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는 15만 원, 체크카드는 30만 원이 공제 대상 금액이 됩니다.
연말정산은 1월에 서류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12월 31일 이전에 소비와 저축의 방향을 정하는 일입니다. 미리보기 서비스에서 확인한 예상 세액을 기준으로 남은 기간의 카드와 계좌를 조정하면, 같은 연봉에서도 결과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