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등기부등본만 믿었다가 보증금 통째로 날릴 뻔한 이야기

2026-09-03 · 법률 · 읽는데 8분

전세 사기, 등기부등본만 믿었다가 보증금 통째로 날릴 뻔한 이야기

살던 전셋집이 하루아침에 압류됐다는 통지서를 받은 임차인이, 3년간의 분투 끝에 직접 공매에 참여해 자기 집을 낙찰받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만화 에세이 『7.루나의 전세역전』이 화제다. 이 책은 단순한 극복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임대차 관련법 전문 변호사의 감수를 거친 법률 정보가 실제 사건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확정일자부터 공매 입찰까지의 전 과정이 생생한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는 위로가, 아직 피해를 겪지 않은 세입자에게는 실질적인 예방 지침이 되어줄 내용을 정리했다.

전세 사기, 왜 등기부등본만으로는 부족할까

많은 사람이 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7.루나의 전세역전』의 저자 역시 등기부등본상에 아무 문제가 없는 집을 골랐다. 그런데도 집주인의 세금 미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보증금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등기부등본에 표시되지 않는 고액의 국세·지방세 체납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2023년 4월 18일부터 전세 계약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관련 법령이 개정됐다. 다만 이 제도가 모든 위험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계약 이전에 이미 체납된 세금이 있더라도, 임대인이 완납 증명서 발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계약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워지는 효과는 있지만, 계약 이후 새로 발생하는 체납이나 근저당 설정 같은 추가 위험까지는 예방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결국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이다. 문제가 발생한 뒤 법적 대응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위험 요소를 걸러내는 자기만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저자가 실제로 사용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전세 사기, 왜 등기부등본만으로는 부족할까
전세 사기, 왜 등기부등본만으로는 부족할까
  • 융자가 없는 집을 우선적으로 고른다
  • 다가구주택이라면 보증금 총합이 매매가를 초과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 임대인이 근저당권을 말소하겠다고 해도, 실제 말소가 완료되기 전에는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

확정일자 하나가 보증금을 지키는 열쇠가 되는 이유

전세 사기가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세입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이 책의 저자는 법률싸움에서 권리 순위를 정할 때 모든 사건의 ‘날짜’가 중요해지며, 그때 확정일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사 당일 지친 몸으로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겨우 받아둔 확정일자 하나가, 보증금을 돌려받는 순서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확정일자는 전입신고와 함께 받을 수 있으며, 임대차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이후 발생하는 경매나 공매 절차에서 권리 순위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 책에서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내가 가진 패의 전부”라는 표현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경매가 진행될 때 확정일자가 빠른 임차인은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 수단으로 내용증명, 임차권 등기명령, 강제경매 신청 등을 검토하게 되는 과정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만 이런 강경한 방법이 오히려 임대인과의 관계를 악화시킬까 고민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보증금 전액이 상대방 손에 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나가기도, 조용히 기다리기도 어려운 이중고를 책 속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경매와 공매, 피해 임차인이 직접 낙찰받는 방법

이 책의 백미는 저자가 살고 있던 집을 직접 공매로 낙찰받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자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경매 절차를 기다리거나, 다른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승계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저자는 더 적극적인 방법을 택했다. 스스로 공매에 참여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소유권을 확보한 것이다.

경매와 공매는 모두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로 처분해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집행 주체가 다르다. 경매는 법원이 진행하고, 공매는 국세청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체납 세금을 회수하기 위해 진행한다. 이 책의 사례는 집주인의 고액 세금 체납이 원인이었기 때문에 공매 절차가 적용된 경우다.

구분 | 경매 | 공매 집행 주체 | 법원 | 국세청·지자체 발생 원인 | 채무자의 일반 채무 | 세금 체납 관련 법률 | 민사집행법 | 국세징수법

공매에 참여하려면 입찰 자격과 필요 서류, 보증금 납부 방법, 잔금 납부 기한 등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공매 입찰 방법과 낙찰 후 잔금 납부, 등기필증 발급까지의 전 과정이 단계별로 설명되어 있다. 특히 저자는 이 과정에서 학습한 법률 용어를 독자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는데, 묵시적 갱신, 근저당, 대항력, 당해세, 배분, 법정기일 같은 개념이 실제 사건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구성했다.

전세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들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정보는 계약 단계에서 위험을 걸러내는 방법이다. 저자는 문제가 발생한 뒤 해결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집을 구할 때 자신만의 원칙을 세울 것을 조언한다. 실제로 저자는 점심시간을 쪼개고 퇴근 후에도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집을 비교했다고 한다.

계약 전 확인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설정 여부와 채권 최고액
  •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 (2023년 4월부터 완납 증명서 제시 의무화)
  • 다가구주택의 경우 보증금 총합이 매매가를 초과하는지 여부
  •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계약 당일 또는 익일까지 마칠 수 있는지

여기에 더해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상품 가입 여부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보증 상품은 가입 조건이 있고 보증료가 발생하므로, 집주인의 재정 상태와 건물의 담보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는 이런 실질적인 팁과 함께, 막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경매 정보 공개 사이트나 체납액 열람 방법 같은 정보도 함께 다루고 있다.

항목 | 확인 방법 | 주의사항 근저당권 | 등기부등본 열람 | 채권 최고액이 보증금보다 크면 위험 세금 체납 |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 | 2023년 4월부터 의무 제시 보증금 총합 | 다가구주택 매매가와 비교 | 선순위 보증금이 많으면 회수 어려움 확정일자 | 계약 후 관할 주민센터 | 늦을수록 권리 순위가 밀림

전세 사기 피해자가 알아야 할 법적 대응 순서

피해가 발생한 뒤에는 당황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내용증명 발송부터 임차권 등기명령, 경매 참여까지 다양한 수단을 검토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날짜’였다. 모든 법적 절차는 사건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권리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자신의 권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되어 있는지, 임대차 계약서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후 임대인과의 협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내용증명을 통해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이때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해두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경매 절차에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법적 대응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임대인의 재산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다른 채무로 인해 경매를 당할 가능성도 있고, 세금 체납으로 공매가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세입자가 직접 경매나 공매에 참여해 보증금을 회수하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다만 이는 전문적인 법률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임대차 관련법을 다루는 변호사나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이 책이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한 피해 수기를 넘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건 너무 나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더 이상 존재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겪어봐서 그 고통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비슷한 고통을 겪는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전세 계약을 앞둔 예비 세입자라면, 이 책에 담긴 정보가 보증금을 지키는 실질적인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