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상태 인출 2억 1천만 원, 대법원이 부당이득으로 본 이유

2026-10-06 · 금융 · 읽는데 5분

의식불명 상태 인출 2억 1천만 원, 대법원이 부당이득으로 본 이유

예금주가 사망하면 그 계좌의 예금은 상속재산이 됩니다. 따라서 임의로 인출해서는 안 되고, 공동상속인이라면 각자의 상속지분만큼만 권리가 인정됩니다. 특히 망인이 의식불명 상태일 때 인출된 예금은 증여로 인정되지 않고 부당이득으로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실제 판례를 바탕으로 인출 가능 여부와 주의할 점을 정리합니다.

사망 직전 인출된 예금, 증여로 인정될까

대법원이 확정한 사례를 보면, 아버지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직후 자녀 중 한 명이 2억 1,000만 원을 인출해 형제들과 나눠 가진 사안이 있었습니다. 1심은 구상금 일부만 부당이득으로 인정했지만, 2심은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2심 법원은 망인이 입원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뤄진 인출은 망인의 의사에 따른 증여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무단 인출금과 이자, 구상금까지 모두 부당이득으로 보고 원고의 상속지분만큼 반환하라고 판결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습니다.

이 판결이 남긴 기준은 명확합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망인의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출 시점의 망인 의사능력 유무가 증여인지 부당이득인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인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사망 후 예금을 다루기 전에 확인해야 할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인출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 망인의 사망 사실 확인 및 사망진단서 확보
  • 인출 시점의 망인 의사능력 여부 (의식불명·혼수상태 여부)
  • 공동상속인 전원의 존재와 각자의 법정 상속지분
  • 해당 계좌가 망인 명의인지, 차명계좌인지 여부
  • 인출 금액과 이자, 제3자 구상금 등 부수 금액의 범위

차명계좌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원고는 형제들과 그 가족 명의 계좌가 실제로는 아버지가 관리하던 차명계좌라며 상속재산 포함을 주장했습니다. 계좌 명의만으로 소유자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상속지분에 따라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구조

부당이득으로 판단되면 반환 범위는 원고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위 사례에서 1심이 인정한 구상금 중 원고 상속분은 약 2,900만 원이었고, 2심에서는 인출금과 이자까지 포함해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상속지분에 따라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구조
상속지분에 따라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는 구조
구분 1심 판단 2심 판단
인출금 2억 1천만 원 인정 안 함 부당이득 인정
이자 인정 안 함 부당이득 인정
구상금 일부만 인정 전액 부당이득
반환 범위 원고 상속분 원고 상속분

표에서 보듯 같은 사안이라도 법원이 망인의 의사능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실제로 인출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

사망 후 예금을 처리하는 일반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망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등 상속 관련 서류를 준비합니다.
  2. 상속인 전원이 확인되면 금융기관에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를 신청합니다.
  3.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으면 예금을 인출하거나 상속 계좌로 이전합니다.
  4. 상속인 간 합의가 어렵다면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합니다.
  5. 분할 심판이 확정되면 그 결과에 따라 각자 지분을 수령합니다.

금융기관마다 요구 서류와 절차가 조금씩 다르므로, 방문 전에 해당 지점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인 중 한 명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단독 인출은 어렵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지점들

Q. 배우자나 자녀 한 명이 단독으로 인출할 수 있나요?

상속재산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것이므로 단독 인출은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다른 상속인의 지분을 침해하면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망인이 살아생전 "너 가져라"고 말했다면 증여인가요?

의사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증여라면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의식불명 등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면 증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위 판결의 취지입니다.

Q. 차명계좌도 상속재산에 포함되나요?

계좌 명의가 아니라 실제 관리와 자금 출처가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망인이 관리하던 계좌라면 상속재산 포함을 다퉈볼 수 있습니다.

Q. 인출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시점을 따져야 합니다. 분쟁이 생기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법률 검토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분쟁을 피하려면 남겨야 할 기록

사망 전후 예금 처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망인의 의사능력에 대한 기록입니다. 입원 기록, 진료 기록, 간호 기록 등이 증여와 부당이득을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위 사례에서도 의식불명 상태였다는 점이 판단의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가족 간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그 합의가 망인의 의사에 기반한 것인지, 상속인 전원이 참여한 것인지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나중에 상속지분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결국 인출 시점의 상황과 근거 자료가 판단을 좌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