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내 돈 맡길 곳,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금융권을 처음 접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제1금융권, 제2금융권, 제3금융권입니다. 은행에 예금을 넣어도 되고, 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를 고려하는 분들도 많죠. 흔히 제도권 금융기관을 안전성 순서로 나눈 표현이지만,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나뉘고 각 권역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1금융권은 은행법을 적용받는 시중은행·인터넷은행·특수은행을 가리키고, 제2금융권은 은행법이 아닌 개별 특별법을 적용받는 보험사·증권사·카드사·저축은행·상호금융을 말합니다. 제3금융권은 대부업체처럼 사금융 영역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우리가 예금을 맡길 때 진짜 확인해야 할 것은 '몇 금융권인가'보다 예금자보호법 적용 여부와 자기 책임하에 감수할 위험 수준입니다.
금융권 나누는 기준, 은행법이 핵심이다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을 가르는 가장 명확한 기준은 은행법 적용 여부입니다. 은행법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채무를 부담해서 조달한 자금을 대출해 주는 업, 즉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법인을 은행으로 정의합니다. 이 법을 적용받는 기관이 바로 제1금융권입니다.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지방은행인 부산·대구·광주·경남·전북·제주은행,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그리고 한국산업은행이나 중소기업은행 같은 특수은행이 대표적입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도 제1금융권에 속합니다.
제2금융권은 은행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신 기관 종류별로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보험업법을 받는 보험사, 자본시장법을 받는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받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그리고 상호금융권인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지역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저축은행도 제2금융권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NH농협은행은 제1금융권, 지역농협은 제2금융권이라는 점이 헷갈리기 쉬운데, 중앙회 조직인 농협은행과 단위 조합인 지역농협이 적용받는 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3금융권은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닌 사금융 기관을 말합니다. 과거의 사채시장이 1990년대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대부업법을 적용받는 형태로 변화하면서 생긴 분류입니다. 러시앤캐시, 산와머니, 리드코프 같은 대부업체가 대표적이고, 일부 저축은행 계열이 포함된다고 설명하는 곳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대부업 등록 업체가 제3금융권에 가깝습니다. 대부업으로 정식 등록되지 않은 불법 사채는 이 범주에서도 더 위험한 영역이니 별도로 주의해야 합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권역별로 왜 다른가
금융권이 나뉘는 이유는 안전성과 수익성이 서로 다른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제1금융권은 예금금리가 낮고 대출금리도 낮은 반면, 제2금융권은 예금금리가 높고 대출금리도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의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자금 조달 비용과 신용 위험을 금리에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예대마진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는 구조라 예금금리를 높게 줄 유인이 적고,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대출해 주기 때문에 그만큼 예금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구조입니다.
대출을 받는 입장에서는 신용점수가 중요합니다. 신용점수가 좋다면 제1금융권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신용점수가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 제2금융권에서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같은 조건이라면 예금자는 제2금융권이 유리하고, 대출자는 제1금융권이 유리하다고 흔히 말합니다. 다만 이는 평균적인 경향일 뿐, 시점과 상품에 따라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금자보호 5천만 원, 모든 금융사가 해당될까
내 돈을 맡길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여부입니다. 예금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예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될 때, 예금자 한 명당 5천만 원까지 예금자보호기금으로 보호해 주는 제도입니다. 적용 대상은 은행, 보험회사, 투자매매업자, 투자중개업자, 종합금융회사, 상호저축은행입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같은 상호금융 기관도 대부분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습니다. 다만 같은 금융회사라도 예금과 보험, 수익증권 등은 각각 별도로 보호되고, 보호 한도가 초과하는 금액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은 제2금융권에 속한 모든 회사가 예금자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부 캐피탈사나 증권사 CMA 상품은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3금융권인 대부업체는 애초에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예금자보호와 관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금융기관에 예적금을 들기 전에 예금보험공사에서 해당 회사가 보호 대상인지 조회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우체국은 별도의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정부가 발행하는 국가보증이 붙어 있어 안전성 평가가 다르게 이뤄지기도 합니다.
내 성향에 맞는 금융기관 고르는 방법
금융권 선택에서 절대적으로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5천만 원 이하의 예금을 맡긴다면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안전성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 예금자 입장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5천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한 기관에 맡길 때는 초과분이 보호되지 않으므로, 여러 금융기관에 나누어 예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출이 필요할 때는 신용점수를 먼저 확인하고 제1금융권에서 조건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신용점수에 따라 금리가 크게 달라지고, 같은 은행에서도 상품별로 금리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2금융권은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경우나 급전이 필요한 경우에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제3금융권인 대부업체는 금리가 매우 높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만 생각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이나 개인신용평가사 앱을 활용하면 본인의 신용점수와 대출 가능 수준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토스뱅크는 제1금융권인가요?
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은행법을 적용받는 제1금융권입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동일하며,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입니다.
Q. 새마을금고는 제1금융권이 아닌가요?
새마을금고는 제2금융권에 속합니다. 다만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라 5천만 원까지 보호됩니다. 농협중앙회 계열인 NH농협은행은 제1금융권, 지역 단위 농협은 제2금융권으로 구분됩니다.
Q. 예금자보호 한도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예금보험공사 홈페이지에서 해당 금융회사의 보호 상품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보험, 예금, 수익증권 등 종류별로 각각 5천만 원까지 보호됩니다.